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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 "파키스탄 피살 선교사, 인터콥 소속"

<인민일보>, '반중국 세력' 지목 "중국 젊은이, 불법 선교 희생양"

김문제 | 기사입력 2019/04/26 [08:28]

중국 정부 "파키스탄 피살 선교사, 인터콥 소속"

<인민일보>, '반중국 세력' 지목 "중국 젊은이, 불법 선교 희생양"
김문제 | 입력 : 2019/04/26 [08:28]

http://www.newsnjoy.or.kr/news/articleView.html?idxno=223257

[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파키스탄에서 2017년 5월 무장 괴한에게 살해된 중국인 선교사들이 인터콥(InterCP) 소속이었다고 중국 정부가 공식 발표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4월 19일 자 보도에서, 중국 정치와 안전을 침해한 3개 사건을 공개하며 그중 하나로 인터콥의 불법 선교를 지목했다. <뉴스앤조이>는 사건 초기 피해자들이 인터콥과 관련 있다는 의혹을 보도한 바 있다.

중국인 리신헝과 멍리스는 2017년 5월 파키스탄 발루치스탄 주도 퀘타에 있는 식당에서 식사하던 중 경찰로 위장한 무장 괴한에게 납치·살해됐다. 당시 중국 매체는 피해자들이 한국인과 함께 파키스탄에 입국해, 한 어학원에서 중국어를 가르쳤고 길거리에서 개신교 포교 활동을 했다고 보도했다.

<인민일보>는 이번 보도에서, 중국인 리신헝 등 13명이 2016년 10월 H국 기독교 단체 인터콥에서 파키스탄으로 파견되어 카라치·퀘타 등에서 불법적인 선교를 벌이다가 종교적 충돌로 이어졌다고 했다. 이 사건에 대해서는 "InterCP가 국내 교인을 현혹해 파키스탄으로 보냈다가, 이들이 극단주의 무장 괴한에게 납치 살해된 것"이라고 썼다.

<인민일보>는 인터콥이 무슬림 선교를 목표로 하는 기독교 단체이며, 2000년 이후 중국 닝샤·칭하이·신장·쓰촨·간쑤 등 도시 10여 곳에 선교사 수백 명을 불법 파견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인터콥이 사업·여행·유학 등을 목적으로 입국해 서부 소수민족과 대학가에 침투했다고 했다. 2016년 중국 기독교 조직 10여 개를 통합한 인터콥은, 현재 180여 선교 기관을 운영하고 누적 회원이 수천 명에 달할 정도로 빠르게 확장했다고 설명했다.

인터콥이 중국 젊은이들을 중동 선교에 선동한다고도 했다. <인민일보>는 인터콥이 반중국 종교 사상을 전파하고 중동 선교를 목적으로 여러 거점을 세웠으며, 중국인들을 선동해 무슬림 극단주의자에게 살해되는 참사를 유발했다고 보도했다.

<인민일보>는 중국 국가안전부가 2018년 1월 인터콥 소속 선교사 66명을 심사한 결과, 46명에게 종교법을 위반했다는 자백을 받고 이들을 추방한 일도 함께 보도했다. 국가안전부는 "중국 안에 중동 선교를 책동하는 인터콥과 같은 조직이 적지 않다"며 "이들이 중국 젊은이를 선동해 불법 선교의 희생양으로 삼았다"고 했다.

 

 

 

<인민일보>는 인터콥이 중국 젊은이를 선동해 무슬림 극단주의자에게 살해되는 참사를 유발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대학가에서 20여 년간 사역했던 A 선교사는 "중국이 정치·안전을 위협하는 사건을 소개하며 국내 기독교 단체를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기독교 선교를 제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이번 발표는 그와 다른 맥락에서 이뤄진 것 같다고 했다. "국적을 밝히지 않고 단체 이름만 명시한 건, 적어도 이번 타깃이 개신교 전반이 아니라 인터콥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콥이 그동안 선교지에서 다른 단체와 협력하지 않고 갈등을 일으켜 온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 파키스탄 사건 이후에도 자신들은 아무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책임을 회피해 왔다. 이제 국내 선교계가 더 이상 인터콥을 감싸지 말고 적절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인터콥도 이번 사건에 대해 한국교회에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북경에서 12년간 활동하고 있는 B 선교사는 4월 22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중국 정부의 이번 발표 이후 현지 선교사들이 극도로 긴장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중국 선교사들은 여러 피해를 입고 있다. 2017년 파키스탄 사건 이후, 현지에서는 한국 선교 단체를 보는 시각이 안 좋아졌다. 한국인들이 위험한 지역에 자국인을 안 보내고 중국인만 보낸다는 불만이 퍼졌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인터콥 대표를 공동회장으로 세운 뒤로, 중국 정부가 인터콥을 한국 개신교와 하나로 의식하는 것 같다. 인터콥이 자신들의 과격하고 배타적인 선교 방식이 현지에서 수십 년간 생명을 걸고 선교하는 사역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이번 기회에 돌아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는 4월 23일 인터콥에 중국 정부 발표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인터콥은 "파키스탄 중국인 순교자 두 명은 인터콥 파송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인터콥은 이전부터 중동 지역에서 과격한 선교 활동을 진행해 물의를 일으켜 왔다. 이스라엘을 복음화하면 예수가 재림한다는 세대주의적 종말론을 설파해 이단 의혹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2월,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는 선교지에서 갈등을 일으킨다는 이유로 인터콥의 회원 자격과 활동을 2년간 정지하고, 사역을 지도하기로 결의했다.